소라고둥에 숨어든 파도소리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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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8 09:21
소라고둥에 숨어든 파도소리
예목/전수남
고동을 불면 바다가 달려온다
동해바다 푸른 파도가
섬 그늘 아래 쉬어가는 곳
고둥의 입가에
보석처럼 빛나는 모래를
하얀 물결이 쓰다듬고 가면
부드러운 백사장은
은빛햇살 반짝이는 놀이터가 되고
두꺼비를 부르던 어릴 적 추억은
모래펄 어딘가 서 잠이 들었건만
밤새 내린 눈이 기억을 덮어 버려도
빈 고둥 속에 숨어든 파도소리가
누군가가 불렀던
섬집아기 노래를 상기해내곤
고동을 귀에 대면
유년 시절 추억을 아련히 들려준다.
(2017.1.7)
*고동 : ‘고둥(연체동물문 복족강의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의 방언
*사진 : 푸른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