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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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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1 08:17
봄비
예목/전수남
창을 두드리는 빗줄기
순백의 물방울이
방울방울 유리창서 미끄럼을 타고
건너편에 서있는 낯익은 얼굴의
해를 묵힌 세월의 때가
말갛게 표백되며
겨우내 얼어붙은 마음이 녹는다.
등을 토닥이는 가랑비에
목을 축인 나목 긴 잠에서 깨어나고
생기를 부여받은 들풀
신선한 봄내음으로 고개를 드는데
아기 얼굴을 씻기는 엄마의 손길로
봄비는 위로받고 싶은 이들
아린 가슴을 어루만져준다.
(2019.3.19.)
*사진 : 김재섭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