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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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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08:28
봄날
예목/전수남
깨어나는 생명들로 산야가 술렁이자
창호지 문틈을 들고나는 칼바람에
겨우내 을씨년스럽던 고찰(古刹)
좁은 앞마당에 드러누운
홀아비바람꽃이
봄바람에 묵은 때를 씻는데
홍매는 수줍음에 얼굴을 붉히고
그대와 내가 나누었던 사랑의 밀어가
저기 저 어디쯤서
그날을 곱십을까
매향(梅香)이 하늘을 나는 봄날
시들어가는 늙은 사랑은
눈부신 봄볕의 춤사위에
추억 속 그 시절의 그리움에 젖네.
(2019.3.11.)
*사진 : 박경숙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