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땅에도 봄은 오는데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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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9 08:38
평화의 땅에도 봄은 오는데
예목/전수남
오성산을 앞에 둔 백골OP
능선 따라 늘어선 철책을 지키는 초병
칼바람이 설상화 위로 눌러앉는데
시선은 철조망을 향해도
마음은 고향생각에 잠기고
캄캄한 밤하늘에 초롱초롱 별들만이
철책을 넘나들며
민족의 아픔을 굽어본다.
철책에 날아든 산새 한 마리
먼저 온 봄을 알리며
녹슨 철모가 뒹구는 평화의 땅
임자 없는 낡은 군화 속에서도
생명은 움을 트는데
제대 앞둔 말년 김병장
간밤에 꿈에 본 전우는 어디갔나
“전우야 잘 있느냐” 회억에 젖는다.
(2019.2.27.)
*설상화(雪上靴) : 눈이나 얼음 위에서
신는 신발.
*사진 : 박경숙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