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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박에 담긴 가을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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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2 08:00
조롱박에 담긴 가을
예목/전수남
언제 만나나 했더니
어느 결에 곁에 와 있네
잘록한 허리가 힘겹지는 않는지
바라진 엉덩이로 봐서
산달이 가까운 모양이다
강남 간 제비가 물어온 복덩이
고추를 순산할까
꿈 익는 가을을 담아낼까
언제 피 뽑나 근심하던 들녘
애수에 젖은 귀뚜리 울음소리에
고개 숙인 벼이삭마다
낱알 여물어가는 소리 들리는데
조롱박은 자루 속에 무엇을 담았을까
처녀총각 사랑의 언약을 품었을까
조롱박이 터지는 어느 날
뉘 집 앞마당에 웃음꽃이 활짝 피겠구나.
(2016.8.30)
*사진 : 박경숙님(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