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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밤송이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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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07:58
여린 밤송이
예목/전수남
여린 가시 옷을 입고
꼿꼿이 고개를 쳐들어
바람도 눈 흘기며 비껴가지만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에
속 알은 튼실해져가네
고슴도치 흉내라도 낼 양
곧추세운 초록가시는
음험한 접근을 애초에 불허하여
사랑의 눈길조차 외면하고 마는데
여물어가는 깊은 속을 누가 알까
스스로 겉옷을 벗기까지는
햇살의 다독거림에
셀레는 마음 감싸줄
보살핌의 시간이 필요해
앙다문 입술 벌릴 때까지
내면의 성숙을 기다려야 한다네.
(2016.8.23)
*사진 : 고운사랑님(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