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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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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7 08:57
옛집
예목/전수남
고래 등 같은 미끈한 자태를 뽐내며
한마음으로 동고동락하던
묵은 기와도 싫증났다 달아나고
쇠락해가는 육신 말이 없어도
맨살을 드러낸 어깨 위로
세상풍파 다 내려앉아
한 겹 두 겹 짓누르는
세월의 무게를 견딜 수가 없는데
영화를 누리던 창창하던 시절이 가고
꺼칠한 거죽은 새 생명의 터전으로
자리를 내어주어
삭은 서까래아래 비바람이 들이치는
흉흉한 몰골의 초라한 옛집
무너지는 모습이라도
지난날의 사랑을 간직한 채
존재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하네.
(2017.8.16.)
*사진 ; 류창수님(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