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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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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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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목/전수남
바람이 어디로 가는지
구름은 무엇에 귀 기울이는지
속살거리는 풀잎의 귓속말이
무엇을 하려함인지 알 수는 없어도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도
원대한 꿈을 지니고
노송의 생기 잃은 솔잎 사이사이를
내려앉는 빛살조차도 의미가 있을 진데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생존물결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눈감아도 어른거리는
철 따라 분분(芬芬)한 계절의 향기에
바람아, 구름아,
하루를 살아도 사랑이 어우러진
의미 있는 삶이기를 바라는
외로운 길손의 눈길도 기억해주렴.
(2020.5.29.)
*사진 : 박근석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