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도 등대
슬도 등대
예목/전수남
홀로 밤을 지새워도 외롭지 않고
별을 벗하여
칠흑 같은 바다를 지키는 고독한 밤
감상에 젖을 겨를도 없다.
바람은 때론 속삭여도
짙푸른 파도를 몰고 와
모든 것을 삼킬 듯 광폭해 지는데
사랑어린 눈길로 다독여 주어야
쌔근거리며 잠든 아기
고운 숨결처럼 푸근해지지.
한시라도 한눈을 팔수는 없어
바다를 건너는 길 잃은 영혼들
어디로 갈지 몰라 할 때
두 눈 크게 부릅뜨고
내민 손을 이끌어주는 바다의 길라잡이
슬도의 등대는 찰나도 잠들지 않는다.
(2017.6.16.)
* 사진 : 서강선님(감사드립니다)
* 슬도 : 방어진항에서 이어지는
해발 7m의 작은 무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