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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은

전수남 0 726 0

        유월은

 

                      예목/전수남

 

낮은 야산에 둘러싸여

햇살이 발 담근 아늑한 연못

돌다리를 건너면

산들바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건너지 못하는 강 앞에서

유월은 잊을 수없는 아픔을 끌어안고

초개같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오열한다.

 

초여름의 빛살은

신록의 무성함 앞에 눈이 멀고

무료함을 달래는 아이의 물장난

튀어오르는 물줄기가

순간의 영상을 망막에 남기고는

몽환적 사랑처럼 무너지는데

계절이 한 걸음 앞서나가도

유월은 그날의 슬픔을 기억하려

가슴 미어지는 제자리걸음이다.

 

(2017.6.1.)

사진 : 박경규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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