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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전수남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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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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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9:07
바람
예목/전수남
맹수의 포효 같은 울음
귓가에 쟁쟁거리며
창공을 내달리는 거침없는 질주
두려울 게 없으니
고개 숙인 잎새의 속살거림에는
마음 한번 주고 눈 한번 찡긋하고
허리숙인 들풀 순응하는 모습에선
광야를 호령하는 수사자의 환영을 본다.
우뚝한 암벽도 단숨에 뛰어넘는 위세
강인함을 자랑할 땐
시퍼렇게 날선 비수 같고
유연함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여유
가고 싶은 곳 다 가고
마음 내키는 곳 어디서나 머무르니
주저함이 없는 네 자존이 못내 부럽구나.
(2017.5.25.)
* 사진 : 이현주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