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화의 무한사랑
길상화의 무한사랑
예목/전수남
길상사 길상헌 가는 길
다소곳 고개를 숙인
불두화 수려한 자태에
초여름의 싱그러움 절정으로 치닫는데
돌담 위 낡은 기와에 담겨진
곡진(曲盡)한 사연 속에
시대를 아우르는 참사랑
길상화의 무한사랑을 만난다.
무소유의 의미를 되새기며
참선으로 깨치는 구도(求道)
불자가 아니라도 마음을 열고
만인을 울리는 백석을 향한 사랑
시들지 않는 꽃으로 피나니
님은 가도 사랑은 남아
숭고한 정신 가슴을 적시네.
(2017.5.22.)
* 길상화 : 백석의 연인 김영한의 법명.
* 김영한은 시인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등장하는
나타샤로 알려져 있으며, 백석은 연인이었던
그녀에게 자야(子夜)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길상사는 처음 1985년에 김영한으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희사해
절을 짓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법정은 이를 간곡히 사양하였으나,
김영한은 10년 가까이 법정을 찾아와 끈질기게 부탁했고
이에 법정 또한 이를 받아들여, 1995년 6월 13일 대한불교조계종
송광사 말사인 '대법사'로 등록하며 처음 사찰이 되었고 19
97년에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어 재등록되었다.
김영한은 평생 백석의 생일인 7월 1일에는 식사를 하지 않았고,
길상사에 기부된 김영한의 대원각 재산은 시가 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그 많은 재산이 아깝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영한은
"천억은 그 사람(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고
대답했다고 할 정도로 백석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1999년 11월 14일에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유해를
눈이 오는 날 길상사 경내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길상사 경내의 길상헌 뒤쪽 언덕에는 김영한의 공덕비가 세워졌다.
사찰의 창건주였던 법정은 불문에 귀의한 김영한에게
길상화라는 법명을 주었고, 김영한 사후에도
길상사에서 정기법회를 열었으며,
2010년 3월 11일 길상사에서 78세(법랍 54세) 로 입적하였다.
(위키백과에서 옮김)
*사진 : 김도이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