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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의 바람(2)

전수남 2 1251 0

     고목의 바람(2)

 

                     예목/전수남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

겹겹이 둘러싼 생성과 분화의 정점

골마다 내려앉는 세월의 숨결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지켜보며

마음에 새긴 사랑하나

젊음은 잃어가도

맑은 기상은 천년을 아우른다.

 

굽어 도는 계곡마다 자욱한 운무가

온갖 세상풍파를 사랑으로 녹여내고

저미는 산새 울음소리에

갈 길 바쁜 길손 길을 잃는데

산마루를 휘감아 도는 시린 바람에

육신은 피폐해져가도

고목의 푸른 꿈은 시들지를 않네.

 

(2020.1.21.)

저미다 :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하다.

사진 : 이필운 작가님(감사드립니다)

정경은 대둔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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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윤석진 2020.05.17 11:33  
고목이 견딘
세월의 풍파가
노하우가 되는 가르침으로 다가오지요
전수남 2020.05.18 07:55  
감사합니다.
연륜이 새길을 여는
이정표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삶의 무게가 되기도 하지요.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