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鄕愁)
향수(鄕愁)
예목/전수남
유년시절의 내 고향은
어머니의 품속 같은 곳
땅거미가 내려깔리는 가을들녘을
종일 밭일한 거뭇한 얼굴로도
환한 웃음을 한 소쿠리 머리에 이고서는
종종걸음으로 달려오시던 어머니
세파의 거센 물결에도 휩쓸리지 않고
포근한 모습 그대로 가슴에 남았네.
돌아갈 곳이 없어 잊힌 줄 알았건만
여전한 그리움의 대상
정든 마음 다 내려놓고
아들 따라 서울로 거처를 옮기던
그 시절 어머니의 심정이
황금들녘을 지키는 해거름처럼
고향산천을 등지는 아쉬움이 가득했을 터
시대는 가도 향수(鄕愁)는 변함이 없네.
(2020.10.13.)
*사진 : 우유선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