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 863
- 어제
- 282
- 최대
- 3,402
- 전체
- 1,027,722
옥수수
전수남
2
883
0
2019.07.27 08:55
옥수수
예목/전수남
붉은 수염을 길게 길렀어도
아기 피부 같은 하얀 살결
해맑은 미소로 누구에게나 환대받고
하모니카 불 듯 입에 물면
알알이 여문 튼실한 알갱이에서
툭툭 불거지는 찰진 사랑이
입 안 가득 포만감을 불러오는데
알차게도 영근 너를 보노라면
첫 집을 마련하고 세간을 들여놓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배부르던
지난날의 억척스러움이 떠올려진다
쌀밥 한술이 귀하던 시절
여린 생명 살리는 밥줄 같던 너였기에
세상이 변해도 그 사랑 변치 않나보다.
(2017.7.22.)
*사진 : 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