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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의 백로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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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5 07:25
세미원의 백로
예목/전수남
남한강을 품은 백련의 향에 취해
가던 길을 멈추고
세미원 연잎에 내려앉은 백로 한 마리
수반에 받쳐 든 부레옥잠처럼
찰랑거리는 연잎이
희디 흰 네 몸매에
수줍어 몸 둘 바를 모르는데
너는 고고한 눈길을 어디에다 두느냐.
님 찾아 나선 길
어디로 가야하나 망설이다
한창 물오른 연꽃밭에서
순수함을 뽐내는 홍련 백련의 속살거림에
발목을 잡는 연꽃의 미소에
수려함에 이끌린다 해도
가슴 미어지는 사랑이라면
차라리 돌아섬만 못한 것을 너는 아느냐.
(2017.7.16.)
*사진 : 김순용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