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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2)
전수남
자
2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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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4 09:34
기도(2)
예목/전수남
흰수염고래를 꿈꾸었지
심해를 마음껏 유영하는
이제는 짙푸른 바다를 바라만 보네
물길이 끊긴 외로운 섬처럼
무기력한 마음 갈 곳을 잃었는데
끝내고 싶어도
끝나지 않는 생명력이라
속을 헤집으며 날마다 전쟁 중인
내 속을 내가 알 수가 없으니
죄진 것이 많아 벌을 받는 것이라면
하늘이 지켜보실 터
무엇을 두려워하랴 가야할 길이거늘
잠결인 듯 꿈결인 듯
길 잃은 양을 거두어주소서.
(2023.2.21.)
*사진 : 장경희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