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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오는 길목 /김경옥

문학애대표 최은순 1 373 0

봄의 오는 길목


                 /향기 김경옥

 

따사로운 봄볕이 

유난히도 찬란히 빛났던 오늘 한낮


잠시 눈을 감아도 

눈꺼풀로도 투영되어 

내 안에 들어올 것 같아

걷던 걸을 멈추고 

지그시 눈 감아 느껴 보았던

한낮의 봄볕


이 따사로움이 

아지랑이 하늘하늘 최면 걸어

봄을 기억하게 하고

잠자는 꽃, 나무 깨워

새봄을 또 써 내려가겠지

 

들숨 날숨의 호흡으로

온몸에 전해지는 뿌연 미세먼지가

봄을 어지럽혀 시샘해도

봄은 여전히 

제때 맞춰 찾아오고 

추억을 낳고 또 인연을 만들겠지


장난기 많은 바람은 

봄을 먼저 앞서 만난 여인들

치맛자락을 들치고 

마음을 훔치고도 모자라

구석구석 불어대지만


웅크린 계절을 

기지개 켜게 깨우는 건 

햇빛의 따사로움일 터.

1 Comments
초록으로 짙어가는
유월의 나뭇잎처럼
늘 푸른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