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오는 길목 /김경옥
문학애대표 최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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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9 14:40
봄의 오는 길목
/향기 김경옥
따사로운 봄볕이
유난히도 찬란히 빛났던 오늘 한낮
잠시 눈을 감아도
눈꺼풀로도 투영되어
내 안에 들어올 것 같아
걷던 걸을 멈추고
지그시 눈 감아 느껴 보았던
한낮의 봄볕
이 따사로움이
아지랑이 하늘하늘 최면 걸어
봄을 기억하게 하고
잠자는 꽃, 나무 깨워
새봄을 또 써 내려가겠지
들숨 날숨의 호흡으로
온몸에 전해지는 뿌연 미세먼지가
봄을 어지럽혀 시샘해도
봄은 여전히
제때 맞춰 찾아오고
추억을 낳고 또 인연을 만들겠지
장난기 많은 바람은
봄을 먼저 앞서 만난 여인들
치맛자락을 들치고
마음을 훔치고도 모자라
구석구석 불어대지만
웅크린 계절을
기지개 켜게 깨우는 건
햇빛의 따사로움일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