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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연가

홍현정 0 15 0

이별 연가


月花 홍 현정


찬바람 어디쯤에 필 꽃들아

흐릿해져 가는 눈동자가 슬프다


바람에 출렁이는 연둣빛 가슴엔

떠날 수 없는 이름이 산다


말라가는 나이의 강가엔

갈라지는 땅속의 울림이 크겠지


폭설에도 끄떡없던 기둥이

세월 앞에 무너질 때 눈물이 터진다

내가 그렇다


피지 못 해 안달난 꽃처럼

어긋난 바람을 손짓해 불러 세워도


목놓아 불렀던 가슴 시린 그곳에

위로받지 못 한 영혼이 산다


오그라든 세월의 나이테

늙는다는 건 두려운 안락이겠지


봄날 꽃비에 상처를 달래며

아름다운 수의(壽衣)를 짓는다

내가 그렇다


2025.3/31~4/8 발행

평택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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