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스케치
여름 스케치
月花 홍 현정
장마의 흔적
애지중지 키워온 수확을 앞둔
열매가 낙과하여 농부의 마음엔
시름이 쌓이는 여름이다
지독한 폭염의 터널을
지나가야 한다 무성한 신록도
해가 지면 열대야의 기습에
뒤척이는 통증의 밤이겠지
땡볕의 불벼락 속에
사무치게 맴도는 눈물이 뜨겁다
황홀하고 당당하게
고개 숙인 어둠의 그늘에서
양지바른 태양의 빨랫줄에
젖은 외로움을 말리자
세월에 그을린
역경을 견딘 나이의 감투가
사랑 앞에 무너진 이유에도
부끄럽지 않은 가슴이다
더위가 나만의 것이 아니듯
외로움 그 밑그림에 그대를 덧칠한다
2024.7/29~8/6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