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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길에서

홍현정 0 62 0

가을길에서


月花 홍 현정


그대와 나의 인연은

긴 여행이라고 말할게요


풋풋한 꽃처럼

피기도 지기도 하잖아요


때로는 토닥이고 때로는 옥신각신

정성의 물을 주는 화초 가꾸기 

서로의 호흡으로 피워 내고 

흔들릴 줄 아는 화분의 꽃과 바람


그대와 나의 인연은

불로초라 부르고 싶네요


세월의 장수 주름도 비껴간 

늙지 않는 정(情)인 것 같아요


가끔은 싸우고 가끔은 남처럼

등 돌려 핀잔주다 다시 밥상에서

언제 그랬나 싶게 밥을 먹는

밥상머리 한 팀의 수다쟁이 맞지요


그대와 나의 인연은

천상배필이라고 우겨 볼게요


누가 있든 누가 없든

토닥이며 용기 주는 조력자


꼭 맞는 옷처럼 꼭 맞는 신발처럼

손깍지 끼고 야릇한 눈빛에

술렁이는 여우와 늑대로 

익은 낙엽 밟으며 끝까지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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