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에서
여름 끝에서
月花 홍 현정
장마 끝에 뿌리내린
매섭게 파고드는 불면의 밤
온 세상 마비시킨
숨 막히는 더위에도 잘 견뎌냈다
새벽녘 잠 못 든 날들
무엇 때문에 뒤척였을까
구석진 어둠에
느닷없이 내몰려 가시 돋친
시련에 눈물도 뜨거웠다
매섭게 울던 매미도
입추의 손짓에 날개를 접는다
법석거렸던 숲속 푸름도
속살거리게 여름을 배웅한다
아껴둔 추억들
잊히지 않는 꿈으로 피워내
은은히 가을을 불러보자
바람의 온도가 다른 날
부푼 설렘으로 네게 휘감기고 싶다
2023.8/16~8/22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