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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창

홍현정 0 80 0

절창(絶唱)


月花 홍 현정


세상에 다시없을 이름이여

심금을 뒤흔드는 너에게

철렁 내려앉는 수줍음을 들킨 날

세월을 잡지 못해 떠돌던

졸필의 틈새를 부여잡고

심상히 엎드려 절을 하게 하더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며 수많은 

언어를 갈아타며 세월을 염탐하는

역마살 때문에 목이 갈라지는

통곡의 아픔도 아픈 줄 몰랐던 건

한 줄의 영혼을 얻기 위함이었으리

사람 속을 어찌 다 알 까만

연륜의 투시는 깊은 강물처럼 

흐름을 멈추지 않는 발품 덕에

눈물의 삯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한걸음에 노출시킨 삶의 흔적들

한 보따리의 휴지로 돌려주었어도

후회 한 번 없었던 흡족한 쾌거였다

고생 뒷길 따라 흘러온 예까지가

고비였어도 건진 게 많아서

가슴골 활짝 써볼 만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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