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창
절창(絶唱)
月花 홍 현정
세상에 다시없을 이름이여
심금을 뒤흔드는 너에게
철렁 내려앉는 수줍음을 들킨 날
세월을 잡지 못해 떠돌던
졸필의 틈새를 부여잡고
심상히 엎드려 절을 하게 하더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며 수많은
언어를 갈아타며 세월을 염탐하는
역마살 때문에 목이 갈라지는
통곡의 아픔도 아픈 줄 몰랐던 건
한 줄의 영혼을 얻기 위함이었으리
사람 속을 어찌 다 알 까만
연륜의 투시는 깊은 강물처럼
흐름을 멈추지 않는 발품 덕에
눈물의 삯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한걸음에 노출시킨 삶의 흔적들
한 보따리의 휴지로 돌려주었어도
후회 한 번 없었던 흡족한 쾌거였다
고생 뒷길 따라 흘러온 예까지가
고비였어도 건진 게 많아서
가슴골 활짝 써볼 만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