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 않다
어렵지 않다
月花 홍 현정
술보다는 안주 안주보다는 술
쫄깃쫄깃 탱글탱글한 가십거리들을 질겅질겅 씹어 먹는 맛
고도의 역주행 그 짜릿함은
입도, 심신도 잠들게 하는 자장가였다
간사스럽고 낯짝 두껍게 다가오는
일탈의 쓰라림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삶의 사연이 준 교훈이었다
화초처럼 사랑받고 잘 성장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일을 하며 정신없이 살았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 것 또 한
삶의 교훈이 준 재산이었다
사랑과 이별을 통해 마음으로 거듭나는 초인적 인내를 감수하며 피를 토할 만큼
아팠던 시간들도 다 지나고 보면
산나물처럼 쌉싸름하다
그 맛의 느낌은 누군가를 쓰러지게도 다시 서게도 하더란 말이지
약이 독이고 독이 약이 되는 인생사
봄이다! 꽃으로 피고 지고 나도 그랬다
누군가의 눈물을 사랑하고 누군가의 가슴 안에 오열을 보듬고 싶어도
가진 건 주머니에 짤랑 거리는 동전밖에 없었기에 늘 외로움에 절어 있었다
당치도 않는 허세와 가지가지 꼴값을 떠는 오물 보다 못 한 삶의 오지 속에서 참는 미련함 속울음을 배운 것이다
아프지 않고 거저 얻어지는 행복과 사랑은 없다
산다는 것 또 한 어렵지 않다
그냥 사는 일이다 그냥 한잔하는 일이다
아프게 다친 가슴도 쓰라린 이별도
그냥 아프고 그냥 쓰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 예까지 온 것이 오늘이다
보고 싶고 애타게 갈망하던 사랑이
이제 나이로 고개를 숙인다
또 찾아오 길 바라며 어렵지 않게 살라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