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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너를 넣어 두고

홍현정 0 185 0

내 안에 너를 넣어 두고


月花 홍 현정


철렁이는 고독 위로 떠미는 그림자

막으려 애쓸 수 록 강하게 부는 밀물의 바람은

어느새 가슴 한복판을 덮어 버리고 만다

너라는 이름이 그리한 것처럼


미련이라는 도구를 부여잡고

밤길을 수없이 휘저었던 어리석은 욕망은

나이테에 주름을 허망하게 무너트렸다

너라는 이름이 그리한 것처럼


가을인가 그래, 가을이다

산야가 붉게 물들 때 내 안에 너도 붉어지더라

홀로 걷는 황야의 모래바람 일 듯 춥다

너라는 이름이 그리한 것처럼


보기 좋게 이어 내고 싶은 운명

금방 끊어져 사라질 것 만 같은 실 한오라기 같아서

세상 밖 해일에 쓸려갈 까 봐 내 안에 둔다

나라는 이름은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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