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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이 좋다

홍현정 0 271 0

지금 이 순간이 좋다


月花 홍 현정


겨울이 올 땐 

그냥 오지 않습니다

멍 때리고 있는 가슴을

낙엽으로 툭, 치고 오지요


진한 사색이 춤출 때

바람은 귓속말을 합니다

떠나는 가을 섭섭해 말라고

살아온 만큼 또 보자 기약하네요


온몸이 부서져 내리고

어깨의 근심 떠나질 않았죠

그래도 세상은 참, 따듯해

불행하라는 법은 없나 봅니다


녹록지 않았던 청춘

부끄럽게 살진 않았죠

가끔 친구와 넋두리 겸 한 잔

기가 막히게 통쾌했습니다


봄길 지나 여름 장마 건너

떠나는 가을 낙엽처럼

인생의 절정 꼭, 우리네 같아요

사는 게 낯설지 않은 지금이 좋습니다


2022.11/28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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