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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만

홍현정 0 190 0

그만큼만


月花 홍 현정


부식된 놋쇠를 두르고

박히지 못해 쭉 뻗어 있는 못

출렁이지 못해 감금된

글라스의 물

부식된 못과 감금된 물처럼

산다는 게 그렇다

용서의 울타리를 넘다

부러진 다리로는 세상을 비행할 수

없다는 진단은 또 다른

방황의 처방을 받는다

해가 떠난 자리에 움푹 팬 땅

그 안에 숨 쉬는 껍데기 자존감

묻긴 해야겠는데 묻어도 보인다고

밤이 불면으로 야유한다

세월은 노안을 부추기고

돋보기로 본 뚜렷한 이질감

빈정 되는 사랑의 공식을 깨지 못 한

비굴함에 또 술잔을 탓한다

녹슨 못이 분명 쓰일 때가

있으리라 그날을 기다리며 놋쇠로

분장을 한 것일 테다

반쯤 차 있는 글라스의 물도

누군가의 목마름을 위해 

출렁이지 않는 것이겠지 필요한 곳에

못으로 박히고 갈증에 몸을

내어 주는 물처럼

부식되고 감금되어 있던

그만큼 누군가에게 박히고 물로

원망을 해갈시키고 싶다


"평택 신문 창간 21주년

  기념식에 다녀왔습니다

   그저 처음처럼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킨 것뿐인데 격려의 상을

      주시네요 채찍으로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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