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거기 서 있습니다
나, 거기 서 있습니다
月花 홍 현정
낙엽 떨어질 때
새벽 별빛은 잠꼬대를 합니다
나도 너처럼 누군가의
가을로 내려앉고 싶다고
하얀 눈 내릴 때
새벽 달빛은 어둠과 마주합니다
어디선가 헤맬 것 같은
나약한 마음잡아 주려고
가슴이 돌돌 말리고
스며든 불면이 가시로 찌를 때
잊고 싶었던 자리마다
꼬집듯 멍이 듭니다
눈물이 아파할 때
손톱은 명치를 꾹꾹 누릅니다
스치듯 베인 상처가
외로움 보다 덜 쓰렸으니까
가을이 떠나갈 때
해주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서있는 그 자리 꼭,
지켜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