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편지
바람의 편지
月花 홍 현정
갈 빛 햇살 한 줌
어깨에 내려앉아 설레게 포개진
풋잠의 잠꼬대 꿈으로 봉한
옛사랑을 포장했습니다
조금씩 멀어져 가는
젊은 날 청춘이 서럽지 않도록
깨알 같은 추억을 숨겨두고
가끔 꺼내 나이를 잊으며 살지요
가슴속 침입자
살며시 찾아든 가을
지치지 않게 위로하는 마음으로
한 묶음의 꽃을 샀습니다
코스모스 하늘하늘
힐끗힐끗 유혹해도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는 이유는
빗장 같은 그대가 있어서입니다
바람은 여닫이문을
활짝 열 수 있게 빗장을 풀어 줄
그에게 편지를 전합니다
당신은 눈물도 아름다운 천재라고
2022.9.4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