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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편지

홍현정 0 210 0

​바람의 편지


月花 홍 현정


갈 빛 햇살 한 줌

어깨에 내려앉아 설레게 포개진 

풋잠의 잠꼬대 꿈으로 봉한 

옛사랑을 포장했습니다


조금씩 멀어져 가는

젊은 날 청춘이 서럽지 않도록

깨알 같은 추억을 숨겨두고

가끔 꺼내 나이를 잊으며 살지요


가슴속 침입자

살며시 찾아든 가을 

지치지 않게 위로하는 마음으로

한 묶음의 꽃을 샀습니다


코스모스 하늘하늘

힐끗힐끗 유혹해도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는 이유는

빗장 같은 그대가 있어서입니다


바람은 여닫이문을 

활짝 열 수 있게 빗장을 풀어 줄

그에게 편지를 전합니다

당신은 눈물도 아름다운 천재라고


2022.9.4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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