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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몽

홍현정 0 294 0

춘몽


月花 홍 현정


바람은 누울 곳을 찾지 않는다

노랗게 만개한 개나리

대낮에도 별이 떨어져 내려

꽃더미를 이룰 때 겨우내 

황폐했던 내 쓸쓸함에도 

무의식을 깨우는 노란 몸짓으로

봄이 손을 내밀었다

앙상한 자태에 옷을 입힌 풍경이

낯설지 않은 건 허물 수 없는

그리움의 침입자 

당신이 늘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없이 꿈꾸는 일탈의 구석에

먼지가 쌓인 외로움의 무더기를 

베어낼 수 없어 난 오늘도 

허기진 영혼의 가여움 섞고

울음도 함께 풀어서

찬밥을 물에 말아 먹는다

가슴이 장작처럼 훨훨 타는 봄이다

나로 하여금 아픈 사람이 없길

올봄엔 먼저 자처해 아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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