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몽
춘몽
月花 홍 현정
바람은 누울 곳을 찾지 않는다
노랗게 만개한 개나리
대낮에도 별이 떨어져 내려
꽃더미를 이룰 때 겨우내
황폐했던 내 쓸쓸함에도
무의식을 깨우는 노란 몸짓으로
봄이 손을 내밀었다
앙상한 자태에 옷을 입힌 풍경이
낯설지 않은 건 허물 수 없는
그리움의 침입자
당신이 늘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없이 꿈꾸는 일탈의 구석에
먼지가 쌓인 외로움의 무더기를
베어낼 수 없어 난 오늘도
허기진 영혼의 가여움 섞고
울음도 함께 풀어서
찬밥을 물에 말아 먹는다
가슴이 장작처럼 훨훨 타는 봄이다
나로 하여금 아픈 사람이 없길
올봄엔 먼저 자처해 아프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