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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가는 길에

홍현정 0 342 0

바람이 가는 길에


月花 홍 현정


길 위에 놓인 돌부리

길을 걷다 무심코 걸려 넘어졌다


돌부리를 탓할 수 있을까

조심하지 못 한 내 탓이려니

가던 길 재촉하며

억울함을 너에게 묻는다

왜 거기 있는 거냐고

예상치 못 한 부주의는

심신을 힘들게 하는 상황을 만들고

길을 걷던 나와 돌부리의 만남은

인연이라는 수챗구멍을

막히게 만드는 악역을 맡고 말았다


조심해야지 다짐만으로 

가던 방향만 고집할 순 없었다


우회적 교만이었을까

물 흐르듯 기억 저편으로

행복은 내 편이 돼주길 바랐지만

만연된 타성에 혀를 찼다

넌 사랑을 씹어 봤니

단물 빠진 껌 버려야 하잖아

잔인한 불편한 진실 때문에

술과 커피의 형식에 옷을 입히고

강단 있는 꼼수의 고백으로

오늘도 뚜벅뚜벅 널 교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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