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가는 길에
바람이 가는 길에
月花 홍 현정
길 위에 놓인 돌부리
길을 걷다 무심코 걸려 넘어졌다
돌부리를 탓할 수 있을까
조심하지 못 한 내 탓이려니
가던 길 재촉하며
억울함을 너에게 묻는다
왜 거기 있는 거냐고
예상치 못 한 부주의는
심신을 힘들게 하는 상황을 만들고
길을 걷던 나와 돌부리의 만남은
인연이라는 수챗구멍을
막히게 만드는 악역을 맡고 말았다
조심해야지 다짐만으로
가던 방향만 고집할 순 없었다
우회적 교만이었을까
물 흐르듯 기억 저편으로
행복은 내 편이 돼주길 바랐지만
만연된 타성에 혀를 찼다
넌 사랑을 씹어 봤니
단물 빠진 껌 버려야 하잖아
잔인한 불편한 진실 때문에
술과 커피의 형식에 옷을 입히고
강단 있는 꼼수의 고백으로
오늘도 뚜벅뚜벅 널 교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