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기 좋은 봄이다
고백하기 좋은 봄이다
月花 홍 현정
세상에 견디지 못할 일은 있어도
이해 못 할 일은 없지 않은가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 풍경 속엔 유난히 묵직한
쌈지 안에 있을 법한
날선 이중의 또 다른 널,
봄날 꽃처럼 예쁘게 봐 주는 건
큐빅 장난감을 맞추는 일처럼
골똘한 나만의 집중이다
비가 내려 꽃이 피고 새가 울면
네 곁에 갈 수는 있겠지만
겹겹 두른 외로움이 발목 잡고
부스스 어지럽게 꽉 잡을 땐
땅으로 곤두박질 처진 기분이 든다
밤마다 날짐승과 길짐승을 오가며
속으로 우는 날, 넌 생각해 보았니
너의 봄엔 누가 있을까
한 번쯤 고민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