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엔 나이가 없다
봄엔 나이가 없다
月花 홍 현정
봄비가 겨우네 묵었던
동면의 숙취를 말끔하게
씻겨 주는 삼월을 만나는 일
첫사랑처럼 참, 설렙니다
겨울은 그냥 가지 않죠
내 안에 나를 깨워 꼼틀꼼틀
잠자는 감성을 파릇한 들녘으로
곰살맞게 밀어내 줍니다
진달래 꽃망울처럼
봉긋 부어오른 당신의 그리움을
먼저 꺼내 주는 햇살은
두근두근 신나서 즐겁습니다
하얀 솜사탕 닮은
노장의 가슴에 싹을 틔어 꽃으로
펑펑 터트려 주잖아요
봄은 바람이 두렵지 않습니다
봄엔 오십의 나이에도
육십의 나이에도 꽃가마 타고
마실 가고 싶어 안달입니다
봄엔 나이가 없으니까요
2022.2/28~3/1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