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보다 시린 밤
삭풍보다 시린 밤
月花 홍 현정
잎이 모두 시들어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 위로
만추의 달이 내려와
삭풍을 다독이는 밤이다
해마다 만나는 겨울이건만
어째 한해 한 해 녹록하지 않다
늙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겠지만 제모습은 못 보고
부모 형제가 측은하니 말이다
세월의 고개를 넘을 수 록
소리 없이 가까워오는 돌아가는 그 길
누구도 예외는 없다지만
두렵지 않은 자 어디 있겠는가
빈 산에 우두커니 바람에 흔들리니
못 견디게 외로운 겨울이다
뼈에 스미는 칼날 같은 밤
불면에 젖어 눈물 한줌 얻었으니
창문 틈 달빛 품고 12월을 유영하는
고독을 기필코 태워낼 것이다
2021.11/29~12/1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