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겨울날
눈 내리는 겨울날
月花 홍 현정
세상을 움츠리게 했던
설움은 천년 백설로 다가와
빈 들녘 서성이는 따스한
당신의 손길에 녹아내리겠죠
눈물겹게 용서하고
시리도록 간절한 욕망의 강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행복은
불꽃 닮은 너였노라고
잎새 떨어진 가지 위에
온갖 아픔을 올려놓고
추레해진 나일지라도 당신 없는
겨울은 사랑할 수 없습니다
뒷걸음치고 싶었던
두드릴수록 파고드는 끊길 듯
이어지는 인연의 통증
쇳소리 되어 바람에 섞여내렸죠
말없이 한숨짓던 그때를
지우개로 지워낼 순 없지만
눈 내리는 겨울 왕국에
천년 사랑 탑을 쌓고 싶습니다
2021.11/15~11/25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