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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업은 바람아

홍현정 0 407 0

세월 업은 바람아


月花 홍 현정


삶 구석구석 

곪은 상처투성이

눕듯이 곧은 줄기 끝 외로움 

낮 주 한 잔으로 대신하고

기억 저편 떠오르는

목마름의 갈증

어쩌다 들어선 길이 

모래바람 사막이더라

살아 보니 그렇다 너도 그런가


늦깎이 어둠의 고립

타고난 살을 에는 고독엔 

탈출구가 없다

돌고 돌아 헛물켜다 제자리

사랑은 비웃 듯 가벼이

새털처럼 날아가고

달빛 스미는 빈 하늘

어리석게 나이만 먹더라 

살아 보니 그렇다 너도 그런가


바람도 한때 불다 말거늘

필 때 피고 질 때 지는 

자연의 섭리처럼 순응할 수 없는

긴 외로움의 꼬리는

황망하게 분분하다

세월 업은 바람아 가슴이 섧다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혼자만의 외딴섬은 나였다

살아 보니 그렇다 너도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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