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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정 1 70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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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花 홍 현정


떠나는 것이 여행이겠습니까

잠시 각자의 모습으로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게

지혜로운 여행지 선택일 수도


세상을 살면서 비워 내는 일

채우는 일 보다 어려웠습니다


이타적 소신은 남모르게

미명의 외로움을 깨웠고

사랑이라는 미묘한 언어는

그림자처럼 밟을 수 없었습니다


미안해할까 봐 괜찮다는 말 

가슴의 눈물로 헤매었습니다


끌어안은 채 망설인 마음

타들어 가는 삶의 능선에

수십 번 용기로 다시 올라섰는데

결국엔 모든 건 백지였습니다


인생은 백사장 모래처럼

파도에 쓸려 시나브로 사라지는 것

끝없이 그려 넣어도 텅 빈 자화상 

부끄럽지 않은 여백을 남겨봅니다

1 Comments
cbyungun 2021.08.08 17:56  
여백을
그리셨나요
여백이
그려지든가요
그리 쉽게 물러서기 쉽지 않을걸요
배람합니다
강령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