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꽃
月花/홍 현정
가녀린 줄기에 웅크린
뼛속 깊은 목마름 꺾어
명치끝 화단에 심어 놓고 싶다
삶의 굴레 밭에 아리는
씨앗 한 톨 보살핌의 양분으로
곱게 올라올 기다림
내 안에 너이길 기도한다
꽃이 너라면 난, 널
지탱해 주는 썩지 않는
미명의 뿌리로 내려앉고 싶다
천 번의 담금질로 태어난
인연의 끈 온몸 다해 찬미하고
봄을 여는 문 두드림
너라면 잠가 놓지 않을게
언제든 뿌리 밟고 올라서
세상의 무대 위로 피어나길
네 옆 잡초로 서성이고 싶다
숭고한 옛 연인 엄마 뫼
그 위로 날아올라 울고 싶은
유년의 넌, 산소 옆 꽂이라면
난, 천년 비석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