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지 않는 강
얼지 않는 강
月花/홍 현정
세월 업고 강줄기 따라 유유히
떠가는 계절의 주름을 보았는가
각진 외로움의 모퉁이
가끔 너라는 이름, 바람이 밀어낼 때
시린 손톱은 이유도 모른 체
삭풍에 뚝 잘려 나간다
입학도 졸업도 다 때가 다르 듯
인생 교과서엔 학년이 없다
죽을 만큼 힘들게 살았다는
심장의 명패는 삶의 당당한
족보라는 걸 흔들리는 청춘들에게
떳떳이 고하고 싶다
세차고 잔잔한 물결의 언질
천년의 앙금 그 뜻을 어찌 알겠는가
눈보라 이별의 산고를 견딘
눈물 혈관 따라 얼지 않는 강처럼
어차피 흐르다 떠날 인생
독한 사랑에 마침표를 찍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