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月花/홍 현정
톡, 쏘는 청량음료의 탄산
고갈된 혀끝을 통해 목젖을
산뜻하고 시원하게 해줄 때
순간 눈은 사르르 감긴다
삶은 결코 안일해서는
알싸하게 찌르는 마늘의 맛
얼얼하게 매운 고추의
깊은 본질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한 잔 술에 어리숭한 정신
그런 것 같기도, 저런 것 같기도
본이 되는 딱, 맞는 틀처럼
정답 없고 규격 없는 게 인생 아닌가
노련한 입은 칭찬과 격려의
포근한 루주로 당신을 토닥인다
장인의 허리춤 그곳에 있을 용기
너와 난 서로에게 도움닫기인 것이다
없으면 어떻고 못나면 어떠랴
죽을 만큼 힘든 고비 누구는 없었을까
잔가지 흔들리는 겨울 숲
맨발을 준 지금 시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