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얘기 좀 할까요

잠깐 얘기 좀 할까요

月花/홍 현정

머리부터 발끝까지 

불끈, 사는 게 부아 질입니다

화딱지 날 때마다

앞치마를 움켜쥐었는데

눈물 대신 웃음이 나네요

산다는 건 끝없는 사포질 아니겠습니까

노랫말 같은 인생사

세월을 연마한 내공으로 다가와

연륜에 광택을 내게 합니다

님아 하얀 겨울 님아

아름다움만 담고 싶었습니다

소싯적 고왔던 얼굴

화장으로 살짝 가렸는데

거울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네요

산다는 건 반복적 되새김질 아니겠습니까

드라마 같은 자서전

넋두리로 툭 쏟아 내고

김장 김치에 막걸리 한잔할까요

그냥 들어 주세요

조금만 떠들다 다시 일 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