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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은 한 바퀴 돌았습니다

홍현정 0 395 0

저울은 한 바퀴 돌았습니다


月花/홍 현정


난, 당신을 

도둑이라고 부릅니다


화사하게 부하게 또 요란하지 않게

삶의 적정한 포만감을 준 소박한

주머니를 달게 해 준 훈장님

난, 당신을 세월이라고 말합니다


달리기를 잘 했던 유년, 달릴 때 

떨쳐 버릴 수 없는 어린아이의 서운함

등 따듯하고 배부른 것 만이 최고의 

물질적 행복인 줄 알았습니다


넘쳐나는 게 많고 주머니 무겁다고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거저 얻으려 한 적 없는 양심

난, 도둑님의 훈계에 순응

욱신욱신 쑤시는 삶의 저잣거리

한 모금의 물은 항암제였습니다


삶의 육중한 무게 떳떳하지요

경험의 경력은 나이의 이력입니다

스스로 뿜는 행복감의 항체

난, 당신을 저울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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