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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홍현정 0 376 0

징검다리


月花/홍 현정


짧아지고 있는 하룻길

담벼락에 드리운 햇살이 점점 

어둠에 일찍 가려지고 있습니다


산과 들 제각각 갈 빛 옷 입을 때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지요

삶의 기대감 띄엄띄엄 밟으며

희망의 디딤돌 잘 이어 가야 합니다


요즘 많이 힘드시죠 천근만근

책임감 무게에 짓눌려 괜스레

거울을 힐끗힐끗 들여다봅니다


그렇죠 세월 앞에 객기는 잠시

손에 쥔 과욕이었습니다

오는 내일이 두려운 게 아니라

쓰러지고 싶지 않은 오기


행여 예서 끝날 것 같은 불안감

자신의 뒤태를 다듬으며

빛 좋은 바램을 남기고 싶은 겁니다


드문드문 띄어 놓아진 돌

꿈을 디디며 행복을 만나야 합니다

물러서기엔 아직 이르지 않습니까

해야 할 일은 나, 아니면 안 될 테니까요


2020.10/26~11/5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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