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징검다리
月花/홍 현정
짧아지고 있는 하룻길
담벼락에 드리운 햇살이 점점
어둠에 일찍 가려지고 있습니다
산과 들 제각각 갈 빛 옷 입을 때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지요
삶의 기대감 띄엄띄엄 밟으며
희망의 디딤돌 잘 이어 가야 합니다
요즘 많이 힘드시죠 천근만근
책임감 무게에 짓눌려 괜스레
거울을 힐끗힐끗 들여다봅니다
그렇죠 세월 앞에 객기는 잠시
손에 쥔 과욕이었습니다
오는 내일이 두려운 게 아니라
쓰러지고 싶지 않은 오기
행여 예서 끝날 것 같은 불안감
자신의 뒤태를 다듬으며
빛 좋은 바램을 남기고 싶은 겁니다
드문드문 띄어 놓아진 돌
꿈을 디디며 행복을 만나야 합니다
물러서기엔 아직 이르지 않습니까
해야 할 일은 나, 아니면 안 될 테니까요
2020.10/26~11/5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