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78
어제
858
최대
3,402
전체
963,996

선택

홍현정 0 403 0

선택


月花/홍 현정


마음은 저울에 달 수 없지만 

그 무게는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땐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다 

오만가지 꽉 차면 터져 버리는

한순간의 폭발음 활화산 같지요


산다는 게 텃밭 가꾸는 것처럼

옹기종기 정성대로 쑥쑥 자라주던가요

아닙니다 들쑥날쑥 멋대로 

잡초의 근성 참 질기게 번져나갑니다

밟히며 적응하는 경쟁의 삶


물리적 파괴에 밀려 나와

생명력 강하게 살 수밖에 없는

질경이 같은 것이 삶 아니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노상으로 나앉아

볼품없이 구겨진 뜨내기 


살다 보니 내 모습이었습니다

삶의 선택엔 여지가 없지요

그저 딛고 서야 굶지는 않겠구나

깔때기 모양 흰 질경이 꽃 피어있는

뿌리내린 그길로 방향을 틀겠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