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선택
月花/홍 현정
마음은 저울에 달 수 없지만
그 무게는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땐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다
오만가지 꽉 차면 터져 버리는
한순간의 폭발음 활화산 같지요
산다는 게 텃밭 가꾸는 것처럼
옹기종기 정성대로 쑥쑥 자라주던가요
아닙니다 들쑥날쑥 멋대로
잡초의 근성 참 질기게 번져나갑니다
밟히며 적응하는 경쟁의 삶
물리적 파괴에 밀려 나와
생명력 강하게 살 수밖에 없는
질경이 같은 것이 삶 아니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노상으로 나앉아
볼품없이 구겨진 뜨내기
살다 보니 내 모습이었습니다
삶의 선택엔 여지가 없지요
그저 딛고 서야 굶지는 않겠구나
깔때기 모양 흰 질경이 꽃 피어있는
뿌리내린 그길로 방향을 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