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무지개
가을 무지개
月花/홍 현정
사랑하고 싶다
떨어져 널브러진 앞마당 감처럼
익어가는 것이 무엇이더냐
농부의 텃밭 고추의 붉은 체통
고추잠자리는 알고 있을까
숨차는 네, 가슴의 통증
가을걷이 오롯한 풍년의 탈곡
아버지 막걸리 잔만 할까
아가야 소리 내어 울지 마라
세상 돌아가는 문밖의 소리
어찌 다 알 수 있을까만 그저 한숨
밋밋한 잡초가 무슨 원수 인양
뽑기에 급급 너도 잡초 아니더냐
나는 안다 느끼고 보았다
엄마의 호미질 허리춤 눈물을
진정 네 삶의 팍팍한 오아시스는
선천적 상상의 고뇌 옹달샘이었지
뿌리 깊은 네 심장의 방망이
어딜 후려치고 싶은지 일곱 빛깔
찬란한 영웅의 나팔소리
가을은 그렇게 무지개를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