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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잔의 위로

홍현정 0 389 0

술 한 잔의 위로


月花/홍 현정


먹먹한 가슴에 앉은 바람아

나를 어찌 조롱하느냐


살면서 한 번쯤 울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냐만 내, 눈물은

술잔의 술과 같았다


그 맛을 누가 평할 수 있겠나

아직 잔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더 흘릴 눈물로 가득 부을 때

그때마다 잔이 흔들려

다시 채우라 조언을 해댄다


허기진 사계를 이어갈 때

배고픈 배꼽의 헛기침 소리는

내, 아버지의 약손 같았다


내 나이 거저 얻은 것 아니다

하루를 여는 속 쓰림 물이 달래 주었고


아리는 계절 들판에 나 만한 벗도

없을진데 오늘 한 잔 어떻겠소!

깨지지 않는 잔을 준비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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